매실 나무 아래에서 - 농부의 마음1
올해는 예년보다 좀 늦었지만, 매실나무도 한겨울의 추위를 견디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 꽃을 찾아 부지런한 벌들이 날아다니며 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벌들이 매화를 오가며 수정을 하면, 몇 달 후 탐스럽고 싱그러운 매실이 열리게 됩니다. 작은 생명들의 움직임이 결국 풍성한 결실로 이어지는 과정은 매년 봐도 신비롭고 감동적입니다. 매실이 어떻게 열리는지, 그리고 매실이 가진 효능과 활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매실이 열리는 과정]
매실이 열리기 위해서는 먼저 매화가 꽃을 피워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매화는 2~3월경부터 피기 시작하며, 기온이 오르면 꽃이 활짝 열리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꽃이 핀다고 해서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닙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벌의 수분과정입니다.
1. 벌들의 수정 활동
매화에는 꿀이 들어 있어 벌들을 유인합니다. 벌들은 꿀을 모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꽃가루를 옮기게 되고, 이로 인해 수정이 이루어집니다. 수정된 꽃은 시간이 지나면서 꽃잎이 떨어지고 작은 열매가 맺히기 시작합니다.
2. 어린 매실의 성장
초기에 생긴 작은 열매들은 서서히 자라면서 초록빛을 띠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충분한 햇볕과 영양이 필요하며, 특히 기온이 너무 낮거나 늦서리가 내리면 매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3. 매실 수확 시기
매실은 독특한 신맛이 특징이며, 일반적으로 5월말에서 6월 사이에 수확됩니다.
이때 수확한 매실은 장아찌를 담그거나 매실청을 담는데 사용되며, 기간이 좀 더 지나면 노랗게 익은 황매실로 수확하게 됩니다.

꽃잎이 붉은 이 매실은 '남고' 입니다
[매실의 종류]
매실은 장미과에 속하며, 품종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특징이 조금씩 다릅니다. 매실나무 종류에 따라 부르는 이름과 매실의 색으로 분류해보면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청매(백가하) : 매실 전체에 초록빛이 도는 매실, 상큼한 맛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품종입니다.
2. 홍매(남고) : 매실 위 부분에 붉은색을 띄는 품종으로 향기가 좋습니다.
3. 토종매 : 한국의 재래종으로, 매실 크기는 작지만 향과 맛이 깊습니다.
이 외에도 앵숙, 옥영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매실 수확시기 별 분류]
1. 청매실
6월 초기에 수확하는 매실로 신맛이 강하고 단단하여 주로 매실청, 매실주, 장아찌 등을 만드는 데 활용됩니다.(장아찌는 단단한 매실로 만들어야 아삭한 맛이 좋습니다.)
2. 황매실
충분히 익어서 노란빛을 띠는 매실로, 신맛이 덜하고 향이 더욱 깊어집니다. 매실청, 매실주를 만들 때 사용하면 더욱 향이 짙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황매실로 담글 경우, 과육이 익은 상태라 위로 떠오르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오매
매실을 훈증하여 말린 것으로, 한방에서 약재로 많이 사용됩니다. 특히 소화 기능 개선과 해독 작용에 효과적입니다.
4. 백매
오매와 달리 매실을 훈증하지 않고 연한 소금물에 절여 햇볕에 말린 것으로, 역시 한방에서 자주 쓰이며 해열 및 해독 작용이 뛰어납니다.

매화가 이제 활짝 피기 시작했어요
[매실의 효능과 활용법]
매실은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다양한 건강 효능을 가지고 있어요. 예로부터 매실은 몸을 보호하고 소화 기능을 돕는 식품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1. 소화 기능 개선
매실에는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위장을 보호하고 소화불량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특히 매실청은 소화가 안될때 물에 타서 마시면 아주 좋습니다.
2. 피로 회복
매실의 신맛은 피로 회복에 좋은 구연산 때문입니다. 운동 후나 피곤할 때 매실 음료를 마시면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해독 작용
매실은 해독 작용이 뛰어나서 몸속 독소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여름철 식중독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농부의 마음은...
벌들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매화가 매실이 되는 과정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아직은 바람이 차갑지만, 벌들의 부지런한 날갯짓 덕분에 다가올 여름에는 탐스러운 매실을 만날 수 있답니다.
알고보면 이렇게 좋은 매실이 관심에서 멀어져 매실농장을 하는 농부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벌들의 부지런함과 매실이 영글어가는 과정을 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하고 매년 감사함으로 농장을 가꾸고 있답니다. 다음에는 매화가 떨어지고 매실이 달리는 모습을 올리겠습니다. 모두 매실의 매력에 다시 흠뻑 빠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